영화 창궐에서 만난 야귀들과 권력욕

영화 창궐에서 만난 야귀들과 권력욕

  영화 창궐을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영화는 16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였지만 높은 평점은 받지 못했다. 한마디로 실패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현빈과 장동건이 주연이고, 조우진, 정민식, 이선빈, 조달환 등이 조연으로 나와 이름값 있는 배우들이 나왔다. 제작비도 170억 정도나 쏟아부은 영화인데 관객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던 영화로 기억한다.

  추석에 방영한다고 해서 다시 한번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봤다. 야귀들의 모습을 좀비로 표현하려 애썼지만 보는 내내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다. 왕이란 자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 무능함을 나타내고, 신하된 자는 권력욕에 눈이 멀어 왕권을 위협하는 간악한 신하로 표현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도대체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언제인가 궁금했다. 이조, 소원세자, 강림대군, 병조판서 김자준 등의 이름에 낯설지 않다. 이조는 인조, 소원세자는 소현세자, 강림대군은 봉림대군(효종), 김자준은 김자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영화의 내용을 다음과 같다. 역사적 인물과 상상을 가미하여 만든 영화이다.

   때는 조선 이조 왕때 이양선에서 역병에 걸린 사람이 죽는다. 역병은 인천 지방을 서서히 휩쓸어 역병에 걸린 사람이 많아진다.  역병에 걸리면 야귀가 된다. 야귀는 밤에만 활동하고, 낮에는 빛에 약해 어둔 곳으로 들어가야 한다. 또 야귀에게 물린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그도 야귀가 된다. 당시 조선의 실권자는 김자준이다. 김자준은 왕의 사리판단을 어둡게 하며 신하들 중 권력자로 행세한다.  이때 역모 사건이 터진다. 김자준이 역모 사건으로 몰아가며, 주모자를 대라고 한다. 이때 소원세자가 나서서 그들은 죄가 없고 자신이 역모의 배후라고 하며 자결을 한다.

  한편 소원세자가 보낸 서찰을 들고 청에서 조선으로 넘어온 강림대군은 세자빈을 청으로 데려가라는 유지를 따르려고 한다. 어려서 청나라로 끌려가서 청나라에 익숙하여 조선 세자가 되고 싶지도 않고, 청나라에 돌아가 살고 싶어 한다. 인천에 도착했을 때 마중나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바로 김자준이 보낸 살수(자객)였다. 그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야귀 떼를 만난다. 야귀는 눈 색깔이 옅은 하늘색이고, 흡혈귀처럼 송곳니가 있다. 야귀는 목을 베거나 태워야만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 야귀와 싸우는데 어디선가 화살이 날라와 야귀들을 죽인다. 바로 소원세자를 모시던 박을룡(조우진 역) 일행이었다. 

  야귀들을 처치한 후 박을룡은 강림대군에게 세자가 되어 조선을 힘있는 나라로 만들어 줄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강림대군은 전혀 왕이 될 생각도 없고, 오로지 형님의 유지대로 세자빈을 데리고 청으로 갈 생각뿐이었다. 그는 망해가는 조선과 야귀떼의 출몰은 큰 관심이 없고, 청에서 흥청망청 가인들과 놀았던 것이 그리웠다. 


  한편 이조는 자신의 애첩이 야귀에 물려 야귀로 변해 이조를 공격한다. 이것은 김자준의 계략이다. 결국 청나라 사신이 온 연회에서 이조는 야귀로 변하고, 야귀가 된 이조를 김자준이 칼로 찌른다.

  김자준도 나중에 야귀에 물렸지만 자신의 팔을 자르며 야귀가 되지 않으려고 한다. 박을룡은 인정전에 북을 가져다 놓고 북소리를 쳐서 야귀들을 몰려들게 한 후 불을 지르는데 번번이 김자준이 방해한다. 결국 야귀에게 물렸던 박을룡도 김자준에게 죽게 되자 강림대군이 직접 인정전에 가서 북을 친다. 그리고 덕희가 쏜 불화살을 빼서 인정전을 불태운다. 지붕으로 간신히 몸을 피한 강림대군, 하지만 김자준도 뒤따라 온다. 지붕에서의 결투신을 보이다가 당연히 강림대군이 김자준을 죽인다.


  이 영화를 보며 너무 역병을 야귀로 오버하여 표현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조선시대 유행한 역병에 걸리면 야귀(좀비)로 변한다는 내용설정은 기발했으나, 역병과 야귀의 관련성이 없으니 동감이 가지는 않는다. 역사적 사실과 좀비영화의 결합으로 기대가 있었으나, 다소 개성없는 무리한 이야기 전개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나는 이 영화를 3번 봤는데 역사적 인물과 대비하고, 배우들의 연기 모습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니 2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영화 중간중간 감초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중간중간 웃음도 터지면서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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